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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줄이라도 매일의 나를 기록해보자.

 

요즘 MZ세대에서 유행인 MBTI. 그중  E 외향적 I 내향적 을 나누는 기준은 나의 에너지가 바깥을 향하느냐 나의 내면을 향하느냐의 차이다. 일반적으로 외향적인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들과 쉽게 잘 어울리고 사회에 더 잘 녹아들며 그로인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 시절 내향적인 사람들은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라는 고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 이제는 안다. 성격은 그냥 성향의 차이일 뿐 '잘못'된 것이 아니고 '다르다'는 것일 뿐. 그럼에도 같은 상황에서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고 혼자 상처받고 빠르게 극복하지 못할 때면 본인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고민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작은 일도 소위 쿨-하게 넘기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게 되고, 계속해서 자괴감이 들 때 일기를 써보는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

 

나는 스스로도 가끔 "내 마음도 내가 온전히 모를 때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서운하기는 한데 도대체 이게 왜 서운한건지 모르겠기도 하고, 화가나기도 하는데 나중에 돌아보면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었나 싶은 것들. 

사실 그런 부정적인 감정에 휩쌓일 때 가까운 사람에게 상황을 털어놓고 하소연을 하다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어서 "아, 내가 이래서 서운했구나." 깨닫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나처럼 이런 가까운 이야기를 털어놓을 만한 상대가 적고 본인의 마음을 타인에게 보이는게 어려운 케이스라면 친구들과의 수다는 해결책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때 좋은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이다.

 

오래 전에 부활의 김태원씨가 남자의 자격에 나와서 자신의 일기장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 일기장이 너무나도 인상깊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것 같은 내용이 두줄 적혀 있는 그날의 일기장. 

대한민국 어린이라면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에 방학숙제로 일기장을 적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 적어야하지만 보통은 개학식 일주일 전쯤 흐릿한 기억을 되짚으며 반쯤은 창작으로 일기장을 채워나간 경험. 사실 그때의 경험 때문인지 나는 항상 일기장에 빈페이지를 두면 안될 것 같고 하루의 일과를 시간의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꼼꼼하게 적어내려가야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의 일기 속에서 자신의 태어난 날의 기쁨과 환희를 목격한 뒤 재기할 수 있었고 그 뒤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태원. 

김태원씨의 부친처럼, 일기에는 그날 하루 사건에 대한 자세한 기록보다는 자신이 하루 종일 경험한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나가는 것이 더 좋다. 나중에 우리가 일기를 다시 읽어봤을 때, 더 중요한 것은 그때 내가 몇날 몇시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보다는 누구와 함께 했고, 그래서 내가 행복했는지 혹은 슬펐는지에 대한 감상일 것이다. 

 

그날 하루 내가 어떤 일 때문에 무슨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은 어떤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 되돌아 보는 시간. 일기를 쓰는 하루 10분이 그날 하루 내 부정적인 기분을 정리하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작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 

 

 

 

 

 

언제나 시작이 반이다.


처음 일기를 쓰기로 결정했다면 우리가 학창시절 많이 썼던 노트보다는 작은 수첩이나 다이어리/플래너를 추천한다. 우리가 흔히 플래너로 많이 사용하는 다이어리들은 하루 계획을 적을 수 있는 칸이 그리 크지 않다. 적당한 글씨로 5~6줄 정도 채워넣으면 꽉 차보이는 효과도 있고, 애초데 크기 자체가 작기 때문에 그 넓은 공간을 전부 채워야할 부담이 적다.

 

잘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솔직하게 내 감정을 털어놓자. 세상에서 제일 친한 내 사람에게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남자의 자격에 나온 부활 김태원씨의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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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력이 지금
물경력이 아닐까?

 

물경력이란 무엇인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일이 물경력이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이직을 준비하거나 관리자에게 업무분장을 요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내가 하는 일이 물경력이라고 생각해서 이직을 굉장히 고민을 많이했었다.

내가 현재 직장에서 하고 있는 직무는 디자인이고 명함에도 '디자이너'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실상 디자인 일은 전체 업무의 10%가 되지 않고 마케터 일과 편집 일, 홈페이지 관리와 같은 행정실 업무는 물론 택배 정리나 청소 같은 잡일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사실 본인이 하는 일이 처음 입사할 때 들었던 업무내용과 다르다고 해서 그게 물경력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력서에 기입할 수 있는 한줄을 고민하기

 

사회초년생이라면 아직 이력서를 작성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면허나 특수 자격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력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력사항'이다. 자기소개서를 대행해주는 사업이 있을 정도로 이력서의 자기소개서가 아주 중요히 여겨지지만 사실 굴지의 대기업이 아닌 이상 자기소개서가 아주 중요한 경우는 드물다. 자기소개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경력직 이직이라면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경력사항' 이 될 수 밖에 없다.

 

우선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필자는 현실적인 평균적으로 중소기업을 다니는 직장인 입장임을 이해해달라.

 

나는 첫 직장을 기획실 직원으로 시작했다. 

사회생활의 기본기를 탄탄히 잘 다질 수 있는 좋은 회사였는데, 직원은 6명 밖에 되지 않았지만 해당 업계의 2~3등 정도를 다투는 실적이 뛰어난 기업이었다. 해당 업계의 규모가 크지 않아 사람들이 생소하게 여기는 분야였지만 해당 업계 최상위권 회사의 명성은 그냥 만들어진게 아님을 실감했다. 여기서 가장 많이 한 업무는 기획서/보고서 작성이었으나 이 직장에서 옆자리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눈대중으로 보고 배웠고, 경리 언니의 보고서 작성 노하우를 배웠으며, 관공서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회사였기에 관공서 양식의 서류 작성법을 배웠다. 거래처 직원들의 마케팅을 보면서 마케팅 업무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다.

 

두번째 직장은 인테리어 회사였다. 

영업직이었는데, 이 직장에서 블로그 관리, 고객관리, 영업, CS, 발주, 경리 업무를 담당했다. 여기서 경험했던 블로그 업무가 나중에 내 직무를 마케팅으로 확정짖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다섯번째 직장은 드디어 병원 행정실이었다.

여기서 병원 행정실 소속으로 일을 하다 추후 마케팅팀으로 소속이 옮겨졌고, 블로그 관리, 홈페이지 관리, 바이럴 마케팅, 병원 이벤트 기획 및 관리, 그리고 디자인 실무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다섯번의 직장을 다니면서 첫번째 직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경력은 물경력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이직을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첫번째 직장을 다닐 당시에는 그 직장조차도 해당 업종에 계속 남아있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기에 첫직장을 잘 못 선택했다는 생각을 스스로 계속 하며 매일매일 억지로 출근을 했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전부 괜찮은 경력이었다. 이력서는 꾸미기 나름이다.

 

 

이력서를 꾸미자,
진실을 베이스로 한 소설을 쓰기

 

내 이력서는 첫번째 직장의 경력부터 현 직장의 경력까지 모두 마케팅 직무 위주로 꾸려져있다.

실질적으로 내가 마케팅 업무를 하게 된것은 네번째 직장부터이지만, 첫번째 직장에서도 마케팅 관련하여 작성할만한 경력은 분명히 있었다. 심지어 내가 현 직장에 디자이너로 취업한것 역시, 물경력이라고 생각했던 다섯번째 직장이었던 병원에서의, 전문적이지 않은 내 담당이 아닌 일을 한 경험 덕이었다. 

 

내가 직접 한 일은 아니더라도 내가 그것을 해낼 자신이 있으면 자신의 경력으로 쓰자.

단 너무 허위사실을 기재해서는 안된다. 참여한 적도 없는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던가 참여했다던가의 거짓은 좋지 않다. 하지만 자신이 참여한 적이 있는 해당프로젝트에서 한 일이 서류 정리밖에 없더라도 그 정도 프로젝트를 어느정도 꾸려갈 자신이 있다면 '참여'라고 당당히 쓸 수는 있다.

 

나는 대략 나의 이력서 경력을 이렇게 꾸몄다.

 

 

1. (주)XXXXX 

- 관공서에 제출하는 기획서/보고서를 작성했던 경험을 어필, 해당 회사가 업계 2~3위임을 강조

=> 네이버에 검색하면 업계 2~3위 정도 됨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주식회사(주)이기 때문에 상세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회사규모까진 파악하기 힘들어서 이직하는 내내 나의 가장 좋은 경력중에 하나였다.

 

2. XXXX ((주)XXX의 브랜드) <-실제 이런식으로 썼다. 브랜드 이름만 들어선 아예 뭐 하는 회사인지 알수가 없어...

- 영업직으로 실제 낸 실적을 어필, 실제 근무했던 생소한 계열사 브랜드 이름 대신 모기업을 언급

=> 실적이 좋지 못한 근무브랜드 대신 인지도가 있는 본사의 이름을 면접시 반드시 말했다. 내 경력중 가장 물경력이고 마케팅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영업직으로써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낸 것을 어필했다. 사실 인테리어/가구 브랜드 특성상 1건 계약시에도 매출액이 큰 편이었기 때문에 내 성과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5. XXX병원

- 해당 업계 1위 대형병원 4년 근무 경력을 강조

=> 다녔던 회사 이름 자체가 경력이 되어준 케이스이다. 사실 다니면서 물경력은 아닐까 고민했던 직장인데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이 병원을 근무했던 경력만으로 병의원 계열의 이직은 크게 무리 없을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 지금 의원에 입사하기 전 병의원 면접을 4군데 봤고 모두 합격 했었다. 하지만 많은 분들도 알다시피 병원 행정실이 엄청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해당 업계 1위라 대단해보이지만 삼성같은 기업과는 비교 자체가 되는 중소기업이었다. 

 

 

 

 

이직을 고민하고 있지만
조금만 더 현재 자리에서 열심히 해보기로

 

최근 회사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퇴사를 결심하고 대표원장님께 퇴사의사를 전달했다.

사실 지금 다니는 곳도 규모가 작지 않고 복지가 좋은 편이라 근무는 만족 스러웠는데, 포지션이 굉장히 애매하고 개업 3년차라 체계가 부족해서 스스로의 위치가 좋지 못하다고 느꼈었다. 사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표현에 어느정도 동의를 하는게, 내가 하는 업무가 잡무가 주의다 보니 결국 사람들도 내가 회사에서 잡무나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컸다. 

내 퇴사 사유를 들은 대표님께서 고민 끝에 보다 전문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분장을 새로 해주시기로 결정하신 덕에 나는 나를 위해 그 정도 진지한 고민을 해주신 대표님을 조금 더 믿어보고 현재 자리에서 열심히 해보기로 결정했다. 

나는 이직할 때 지금 직장의 이력서를 어떻게 꾸밀 수 있을까. 이직이 고민될 때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을 이력서에 어떻게 꾸며넣을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앞으로 내가 새롭게 적어넣을 내용이 남아있을 것 같다면 이직은 좀 더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에 일했던 직장에서 실장에 내게 해준말이 기억에 남는다. 

 

"자기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면 남이 한 일도 내가 한 일처럼 이력서에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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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꽃을 참 좋아한다. 꽃 선물이 점점 인기가 없어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나는 여전히 꽃을 선물받는 것이 좋다. 나에게 가장 많은 꽃을 선물해준 사람은 아버지인데, 그래서 가끔 길가 가판대에 늘여놓고 파는 1만원, 2만원짜리 저렴한 꽃다발들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떠오른다. 어렷을 때 우리가 살던 동네의 지하철 역 앞 광장에서 이렇게 가판대에 시들기 직전의 꽃들로 엮은 저렴한 꽃다발들을 많이 팔았다. 그날 팔리지 못하면 버려질 꽃들이었기에 1만원짜리 다발이 정말 풍성했다. 아버지가 종종 그런 꽃들을 사가지고 와 내게 안겨주셨고, 나는 그게 항상 너무 좋았다.

 

그냥 손을 잡고 길을 걷다가 작은 꽃집이 눈에 띄었는데, 특별할 것 없는 꽃집이었지만 갑자기 뭐에 홀리기라도 한듯 내 손을 끌고 그 가게에 들어가 내게 아주 작은 3천원짜리 프리지아 꽃다발을 그가 사주었었다.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가 내게 주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꽃다발이었다. 내가 살면서 다른 꽃다발을 받는 일이 생긴다고 해도 아마 잊을 수 없을 그 작고 앙증맞은 프리지아 꽃다발.

 

가끔 그 노란 꽃봉오리들이 떠오르는 걸 보니, 나는 아마 그를 진심으로 미워했던 것은 아니었나보다. 그 당시 그게 사랑이었는지 스스로의 마음을 알지 못해 혼란스럽고 확신이 없었는데, 이제와 돌이켜보니 나의 마음은 확실히 사랑이었다. 이제는 끝나버린 우리 인연에 더 이상 남은 감정은 없지만 그래도 그가 내게 주었던 그 꽃다발과 함께 그 당시의 감정은 여전히 남아 가끔 떠오르곤 한다. 

 

 

-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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